빈털터리 야지는 옛날 놀음으로 부모님 가게를 말아먹은 고향 후추에서 '에도에서 성공한 남자' 행세를 하며 몰래 여비를 빌린다. 그 돈으로 기대하던 마리코의 명물 마즙국을 먹으려 하지만, 가게 부부 싸움을 말리러 끼어들었다가 넷이 함께 마즙 바다에서 대난투를 벌인다. 결국 체면 때문에 돈까지 두고 나오고 마는데…….
『도카이도추 히자쿠리게』는 짓펜샤 잇쿠가 1802년부터 1809년까지 나누어 펴낸 익살 여행 소설로, 정편은 8편입니다. '히자쿠리게'는 무릎과 밤색 말을 합친 말로, 말을 타지 않고 제 다리로 걷는다는 농담입니다. 주인공 야지와 기타는 이세 신궁을 참배하러 에도(지금의 도쿄)와 교토를 잇는 큰길 도카이도를 걷습니다. 하지만 허세와 식탐, 엉뚱한 꾀 때문에 가는 곳마다 일이 꼬입니다. 이번 이야기에 이르면 두 사람의 주머니는 거의 비어 있습니다. 미시마에서 길동무인 척 다가온 도둑 고마노하이에게 여비를 털렸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마리코 마즙국 소동은 여비를 잃고 빈털터리가 된 야지와 기타가 명물 마즙국을 먹으러 찻집에 들어갔다가, 주인 부부의 싸움으로 마즙이 사방에 튀는 바람에 한 입도 먹지 못하고 떠나는 이야기입니다. 짓펜샤 잇쿠의 익살 여행 소설 『도카이도추 히자쿠리게』 3편 첫머리에 나옵니다.
도카이도추 히자쿠리게란? 야지와 기타가 빈털터리가 된 이유
『도카이도추 히자쿠리게』는 짓펜샤 잇쿠가 1802년부터 1809년까지 나누어 펴낸 익살 여행 소설로, 정편은 8편입니다. '히자쿠리게'는 무릎과 밤색 말을 합친 말로, 말을 타지 않고 제 다리로 걷는다는 농담입니다. 주인공 야지와 기타는 이세 신궁을 참배하러 에도(지금의 도쿄)와 교토를 잇는 큰길 도카이도를 걷습니다. 하지만 허세와 식탐, 엉뚱한 꾀 때문에 가는 곳마다 일이 꼬입니다.
이번 이야기에 이르면 두 사람의 주머니는 거의 비어 있습니다. 미시마에서 길동무인 척 다가온 도둑 고마노하이에게 여비를 털렸기 때문입니다. 두 사람은 누마즈, 하라, 요시와라, 간바라, 유이, 오키쓰, 에지리를 거치며 자잘한 망신을 당한 끝에 후추에 닿습니다.
원전 줄거리 ①: 야지의 고향 후추
후추는 옛 스루가 지방의 고을로, 지금은 시즈오카시에 속합니다. 원전 첫머리에 따르면 야지는 후추의 상인 집안 출신인데, 유흥으로 재산을 탕진한 뒤 당시 젊은 유랑 배우였던 기타를 데리고 에도로 떠났습니다. 여행길이 그를 부끄러운 과거가 남은 고향으로 되돌려 놓은 셈입니다.
두 사람은 후추에서 여비를 마련하고 한숨 돌린 것으로 전해지며, 고을의 명소와 유곽을 즐겼다고 소개하는 줄거리 요약도 있습니다. 다만 누가 돈을 대 주었는지, 옛 지인과 얼마나 어색하게 마주쳤는지까지는 이 글에서 원전의 내용으로 단정하지 않습니다.
원전 줄거리 ②: 끝내 먹지 못한 마리코 마즙국
3편이 시작되면 두 사람은 후추를 떠나 아베강을 건너 다음 역참 마리코에 도착합니다. 이곳 명물인 마즙국은 간 참마로 만든 끈적하고 부드러운 국으로, 흔히 밥에 얹어 먹습니다. 마쓰오 바쇼가 하이쿠에서 언급했을 만큼 잇쿠 이전부터 이름난 음식이었고, 훗날 우타가와 히로시게도 도카이도 풍경화에 마리코의 찻집을 그렸습니다.
기대에 차서 찻집에 들어가 주문한 순간, 주인과 안주인의 말다툼이 몸싸움으로 번집니다. 절구와 공이가 나뒹굴고 간 마가 사방으로 튀면서, 그릇에 담겨야 할 마즙국은 바닥과 사람 몸을 뒤덮습니다. 결국 두 사람은 한 입도 먹지 못한 채 찻집을 나옵니다.
이 장면은 부부 싸움과 미끄러운 마를 소재로 한 교카로 마무리되는 것으로 흔히 기억됩니다. 교카는 재치를 겨루는 익살스러운 시입니다. 두 사람은 이어서 오카베와 우쓰노야 고개 쪽으로 길을 재촉합니다. 먹고 싶던 음식이 눈앞에서 미끄러져 사라지는, 작지만 깔끔한 웃음입니다.
이야기에 담긴 에도 시대의 여행 문화
『히자쿠리게』는 서민을 웃기기 위해 쓴 '곳케이본', 곧 익살책에 속하며, 크게 인기를 얻어 속편이 오래 이어졌습니다. 도쿠가와 막부 아래 평화가 길게 이어지면서 많은 서민이 여행을 떠났고, 이세 참배는 휴가를 겸하기도 했습니다. 지역 명물과 길가 찻집, 여행자를 노리는 도둑은 당시 독자에게 낯익은 소재였습니다.
교카도 널리 사랑받던 놀이여서, 재난마다 재치 있는 시로 응수하는 주인공은 친근하고 우스웠을 것입니다. 실제보다 잘나 보이고 싶어 하는 야지의 약점은 지금 읽어도 낯설지 않습니다.
만화판에서 더하고 바꾼 부분
만화 제4화는 돈 떨어진 여행, 야지의 고향, 마리코의 마즙국, 찻집 부부 싸움으로 망가지는 식사라는 큰 줄기를 원전에서 가져왔습니다. 반면 고향에서 '에도에서 성공한 남자' 행세를 하며 몰래 돈을 빌리는 장면과, 그의 방탕했던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들 앞에서 느끼는 어색함은 만화의 창작입니다.
부부 싸움의 사소한 내용, 야지가 말리러 끼어들었다가 넷이 마즙 바다에서 뒤엉키는 대난투도 만화에서 새로 만든 연출입니다. 체면 때문에 돈까지 두고 나오는 결말 역시 원전의 줄거리로 읽으면 안 됩니다. 교카는 원문을 그대로 옮기지 않고 새로 지은 말장난과 짧은 설명으로 풀었으며, 칸 구성과 전개, 마지막 궁금증을 남기는 대목도 만화만의 것입니다. 거리와 찻집 배경은 에도 시대 후기를 조사해 그렸습니다.
만화로 읽기
마즙이 날아다니는 난장판이 궁금하다면 이 글 바로 위에서 제4화를 볼 수 있습니다. 『도카이도추 히자쿠리게 ―야지와 기타의 좌충우돌 여행기―』는 Manga Portal에서 전편 무료이고 회원가입도 필요 없습니다. 처음부터 읽어도 좋고, 우쓰노야 고개로 향하는 두 사람의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도 좋습니다.
이 화의 등장인물
야지
후추의 상인 집안에서 태어나 유흥으로 재산을 날리고 에도로 옮겨 간, 허세 많고 말 많은 연상의 여행자입니다.
기타
유랑 배우 출신의 젊은 길동무로, 충동적이고 장난을 좋아하며 야지와 늘 농담을 주고받습니다.
마리코 찻집 주인
마리코에서 마즙국을 파는 찻집의 주인으로, 아내와 벌인 싸움이 마즙 소동의 발단이 됩니다.
마리코 찻집 안주인
남편과의 다툼이 몸싸움으로 번져도 조금도 물러서지 않는 기센 인물입니다.
미시마의 고마노하이
길동무인 척 접근해 이번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에 두 사람의 여비를 훔쳐 간 도둑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도카이도추 히자쿠리게는 어떤 이야기인가요?
에도 사람 야지와 기타가 이세 신궁을 참배하러 도카이도를 걸으며 잇따라 우스운 사고를 겪는 이야기입니다. 두 사람의 꾀와 장난, 허세는 번번이 자기들에게 되돌아옵니다. 짓펜샤 잇쿠가 쓴 작품으로, 정편은 1802년부터 1809년까지 나왔습니다.
야지와 기타는 마리코에서 마즙국을 먹었나요?
아니요, 먹지 못했습니다. 원전에서는 찻집 주인 부부가 싸우다가 간 마가 사방으로 흩어지고, 두 사람은 맛도 보지 못한 채 가게를 떠납니다.
마즙국은 어떤 음식인가요?
간 참마로 만든 부드럽고 끈적한 국으로, 흔히 밥에 얹어 먹습니다. 지금의 시즈오카시에 있던 도카이도 역참 마리코의 명물로 잘 알려져 있었습니다.
야지의 고향이 정말 후추인가요?
네, 원전에서도 야지는 스루가 지방 후추의 상인 집안 출신입니다. 유흥으로 재산을 잃은 뒤 기타와 함께 에도로 옮겨 갔습니다.
히자쿠리게는 무슨 뜻인가요?
무릎과 밤색 말을 합친 말입니다. 말을 타는 대신 자기 두 다리로 걸어서 여행한다는 뜻의 익살스러운 표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