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화그림뿐인 집에 든 도둑다쿠다쿠
라쿠고 걸작선 제4화. 세간살이 하나 없는 셋집 사내는 벽 가득 가구를 그려 달라 하고는 '있는 셈 치고' 살아간다. 그런데 그 집에 눈 나쁜 도둑이 숨어들어, 전부 그림인 걸 알고는 '훔친 셈 치는' 연극을 시작한다. 결국 두 사람은 오직 '셈 치기'만으로 한판 결투를 벌이는데…….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라쿠고 걸작선 제4화. 세간살이 하나 없는 셋집 사내는 벽 가득 가구를 그려 달라 하고는 '있는 셈 치고' 살아간다. 그런데 그 집에 눈 나쁜 도둑이 숨어들어, 전부 그림인 걸 알고는 '훔친 셈 치는' 연극을 시작한다. 결국 두 사람은 오직 '셈 치기'만으로 한판 결투를 벌이는데…….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화의 바탕이 된 신화
'다쿠다쿠'는 일본의 전통 이야기 예술인 라쿠고에 전해 오는 웃음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은 세간살이가 하나도 없는 가난한 사내입니다. 서민들이 모여 사는 셋집으로 이사한 그는 텅 빈 방이 창피해서, 벽에 종이를 바르고 아는 화가 선생님에게 살림살이를 그려 달라고 부탁합니다. 서랍장 같은 가구에, 벽 위쪽에 가로로 댄 나무 횡목에 걸쳐 둔 창까지 그려 넣습니다. 진짜처럼 그려진 벽 그림을 보며 사내는 '다 있는 셈 치고' 살기로 합니다.
그날 밤 도둑이 숨어듭니다. 번듯한 살림에 반색하며 서랍장에 손을 뻗지만, 손끝에 닿는 것은 종이뿐입니다. 전부 그림이었던 것이지요. 도둑은 화를 내며 돌아가는 대신, 가구가 '있는 셈'이라면 도둑질도 '한 셈'으로 하자며 혼자 연극을 시작합니다. 서랍을 연 셈, 물건을 보자기에 싼 셈, 등에 짊어진 셈.
잠에서 깬 셋집 사내도 소리를 지르지 않고 이 놀이에 끼어듭니다. 그림 속 창을 '집어 든 셈' 치고, 도둑을 '찌른 셈'이 됩니다. 도둑은 마지막까지 장단을 맞추고, 그 대답이 이야기의 제목이 됩니다. 결국 아무것도 도둑맞지 않고, 아무도 다치지 않습니다.
라쿠고는 '요세'라 불리는 작은 연예 극장에서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온 일본의 화술 예술입니다. 이야기꾼 한 사람이 방석 위에 앉은 채 목소리와 표정, 몸짓만 바꿔 가며 등장인물 전원을 혼자 연기합니다. 소품은 부채와 손수건뿐인데, 이것이 담뱃대가 되고 붓이 되고 편지가 되며, 이 이야기에서는 창이 됩니다. 많은 이야기가 '오치' 또는 '사게'라 불리는 날카로운 마지막 한마디로 끝납니다. 모든 것을 '셈 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든 것을 '셈 치고' 연기하는 한 사람이 들려준다는 점에서 '다쿠다쿠'는 참으로 라쿠고다운 작품입니다.
이 웃음의 바탕에는 옛 일본 도시의 생활이 있습니다. 셋집에 사는 서민들은 가진 것이 적었지만 체면만큼은 중요했습니다. 이야기 전체를 움직이는 것은 일본어 '쓰모리', 우리말로 '~인 셈 치다', '~할 작정'에 가까운 말입니다. 사내는 넉넉한 셈 치고 살고, 도둑은 훔칠 것이 있는 셈 치고 훔칩니다.
횡목 위의 창도 눈여겨볼 장치입니다. 창을 그렇게 걸어 두는 것은 번듯한 집, 나아가 무사 집안을 떠올리게 하므로, 가난한 사내의 방에 그려진 창은 그만큼 더 큰 허세가 됩니다. 웃음 뒤에는 사람을 바라보는 따뜻한 눈길이 있습니다. 자존심만은 지키려는 가난한 사내, 그리고 악당이라기보다 함께 무대에 선 배우 같은 도둑입니다.
제작진은 메이지 시대 말기인 1907년과 1911년에 간행된 라쿠고 속기본, 즉 실제 공연을 한 마디 한 마디 받아 적은 기록으로 줄거리를 확인했습니다. 이 기록 속 연자들은 모두 1930년 이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만화의 대본은 이를 바탕으로 제작진이 직접 썼습니다.
창작한 부분도 있습니다. 각 화의 처음과 끝에 등장하는 이야기꾼 쇼몬테이 후쿠라이는 이 시리즈를 위해 만든 가상의 화자로, 실존 인물이 아니며 원작에도 나오지 않습니다. '가난해도 뽐내고 싶은 게 사람'이라는 후쿠라이 사부의 첫머리 이야기와, 마지막에 부채로 허공에 서랍장을 그려 보이는 몸짓은 만화의 창작입니다. 도둑이 벽 그림을 진짜로 착각하는 이유를 보여 주기 위해 도둑을 눈이 나쁜 인물로 설정한 것, 족자 같은 소품, 화가 선생님의 성격, 방의 꾸밈과 밤의 조명도 제작진의 선택입니다.
우키요에풍 그림체로 벽 그림이 '그림 속의 그림'으로 보이도록 했습니다. 셋집 사내는 빈손을 들어 창을 쥔 시늉을 하고, '다쿠다쿠'는 효과음과 과장된 연기로만 표현해 피는 한 방울도 그리지 않았습니다.
'다쿠다쿠'는 피가 콸콸, 철철 흘러나오는 모양을 나타내는 일본어 의성어입니다. 그림뿐인 창에 '찔린' 도둑은 "피가 다쿠다쿠 흘러나온 셈 치지"라고 받아칩니다. 이것이 이야기의 마지막 한마디입니다.
웃음의 핵심은 두 사람의 지독한 성실함입니다. 가구도, 창도, 상처도 없는데 둘 다 끝까지 진지하게 제 역할을 해냅니다. 옆구리에 창을 맞고서도 도둑은 '셈 치기'의 규칙만은 깨지 않습니다.
'라쿠고 걸작선 ―웃음의 열두 마당―' 제4화 「그림뿐인 집에 든 도둑 ―다쿠다쿠―」는 이 '셈 치기' 결투를 팬터마임 같은 빠른 칸 연출로 그려 냅니다. 무대 위 이야기꾼이 말로만 떠올리게 하던 가짜 도둑질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습니다. Manga Portal의 다른 작품처럼 모든 화를 회원가입 없이 무료로 읽을 수 있으니, 라쿠고가 처음이라면 이 한 편으로 가볍게 시작해 다음 마당으로 넘어가 보세요.
가구가 하나도 없는 가난한 사내가 벽에 살림살이를 그려 놓고 진짜 있는 셈 치고 삽니다. 그 집에 든 도둑은 전부 그림인 것을 알고 '훔친 셈 치는' 연극을 벌이고, 사내는 그림 속 창으로 '찌른 셈' 치며 맞섭니다.
피가 콸콸, 철철 흘러나오는 모양을 나타내는 일본어 의성어입니다. 이야기 속에서 그림 창에 '찔린' 도둑이 피가 다쿠다쿠 흘러나온 셈 치겠다고 받아치는 마지막 한마디에 쓰입니다.
방 안의 가구도, 창도, 상처도 모두 가짜인데 두 사람은 끝까지 진지하게 제 역할을 연기합니다. '셈 치기' 놀이의 규칙을 끝까지 지키는 고지식한 성실함이 웃음의 포인트입니다.
실화가 아니라 일본의 전통 이야기 예술인 라쿠고의 고전 웃음 이야기입니다. 여러 세대에 걸쳐 무대에서 구연되어 왔고, 1900년대 초에 실제 공연을 받아 적은 속기본으로도 남아 있습니다.
이야기꾼 한 사람이 방석에 앉아 부채와 손수건만으로 모든 등장인물을 연기하는 일본의 화술 예술입니다. '요세'라는 작은 극장에서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왔습니다.